1. 한방항문병의 구분 7. 식육치
2. 내치질(암치질) 8. 치루
3. 외치질(수치질) 9. 치열(항문열)
4. 탈항 10. 항문주위농양
5. 탈항의 분류 11. 항문소양증
6. 유두치

 
 치루(痔漏) 

  치루란 항문 옆에서 고름이 나오는 병이다. 환자들은 흔히 치루를 항문 옆에 종기가 난 것쯤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치루는 항문 안 항문선에서 생긴 염증이 지렁이가 구멍을 파듯 썩어 들어가면서 고름터널을 낸 후 항문 옆에 외공을 만드는 무서운 병이다.

  치루의 초기 증상은 항문이 무지근하기도 하고 어쩐지 불쾌하기도 하다가, 심해지면 항문 주변이 욱신욱신대면서 통증도 있으며, 쿡쿡 쑤시기도 하고, 몸살 나듯이 고열도 나다가, 항문 옆으로 터져서 외공을 만든 후 고름을 배출한다. 심하면 항문 옆 엉덩이로 염증이 콩, 대추, 밤, 또는 계란 크기만하게 부풀어오르다가 터지기도 한다. 이렇게 고름이 차고 염증이 생길 때는 아프다가도, 일단 항문 옆에서 구멍이 생겨 고름이 흘러 나오면 시원하고 통증도 사라지며 아프지 않다. 그러나 아프지 않다고 해결된 것이 아니다.

  치루는 괜찮은 것 같다가도 피곤하거나 술을 먹으면 외공에서 고름이 터져 나오는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외공에서 고름이 나오다 말다 하는 과정이 어떤 사람은 몇 주사이로 반복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몇 개월, 또 어떤 사람은 몇 년 간격으로 반복되기도 한다. 치루는 이렇게 외공으로 고름이 나왔다 막혔다 하는 증상이 반복되어 세월이 흐르면서 악화되는 것이다. 외공으로 고름이 흘러 나오게 되면, 환자들은 항문 근처가 항상 축축한 불쾌한 느낌을 가지게 되며, 팬티에 축축한 습기가 많이 생긴다는 것이 신경에 거슬린다. 치루가 심하면 피고름이 흘러 내려 기저귀를 차고 사는 사람도 있다.

   대개 환자들은 처음에 염증이 생길 때는 통증이 심하므로 긴장하게 되지만, 일단 외공이 생겨 고름을 배출하면서부터는 통증이 줄어들게 되므로 일시적으로 병이 나아진것처럼 착각하여 방치하게 된다. 그러나 통증이 없다는 것이 치루 악화의 함정이다. 치루환자가 통증을 느끼지 못하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사이 어느새 치루는 외괄약근을 뚫고 악화되기도 하며, 내장쪽으로 썩어 들어가서 치료불능 상태가 되는 참으로 불행한 경우가 되기도 한다. 치루환자들은 치루 외공이 막히고 고름이 나오지 않으면 마치 병이 나은 것처럼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고름이 나오지 않으면 속(창자쪽)으로 썩어 들어가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

   임상을 통해 보면, 전에 치루 치료를 한 번 받아 본 경험이 있는 환자는 치루의 위험성을 잘 이해하고 조기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같다. 그러나 처음으로 치루를 앓아 보는 사람은 저자가 치루는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열심히 설명을 해도, 치루란 병이 원래 통증이 없는 관계로 그 심각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여태까지 괜찮았는데 어떠하냐는 식인데,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이다. 내장까지 썩어 가서 심부치루로 악화될 경우 이를 어찌할 것인가? 항문이 축축하다는 느낌으로 평생 아무 일 없이 살 수만 있다면야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치루는 항문안 내공을 찾지 않는 한 절대 자연치유란 있을 수가 없는 병이고,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악화되어 결국에는 내장쪽으로 썩어 가고 엉덩이쪽으로 썩어 내리는 무서운 고질병이다.

 
 

<치루의 모습>
고름이 맨힌 흔적이 보인다.
치루는 외공에서 수시로 고름이 흘러 나온다.